소리가 사라진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난청은 단순히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문제가 아니다. 사람과의 대화가 어려워지고, 외부 활동을 피하게 되면서 결국 세상과 단절되는 삶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예고 없이 찾아오는 ‘돌발성 난청’은 청력뿐만 아니라 균형 감각까지 무너뜨리며 평범한 삶을 위협한다. 무엇보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청각 재활은 더욱 까다로워진다. 초기 치료 시기를 놓쳤거나, 약물치료로 청력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자세히 알아본다. 이번 주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난청으로 일상이 달라진 사람들을 만나본다. 또한, 적기 치료와 인공와우 수술, 그리고 청각 재활을 통해 잃어버린 소리를 되찾아가는 과정을 살펴본다.
어느 날 아침, 갑자기 귀가 먹먹해지는 이상을 느꼈던 진재희(52) 씨는 돌발성 난청 진단을 받았다. 문제는 청력만이 아니었다. 걸을 때 다리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 똑바로 걷기조차 어려웠다.
균형 감각을 회복하기 위해 꾸준히 운동하고 있지만,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나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섞이면 알아듣기 힘들어, 모임에 나갈 때면 잘 들리는 귀 쪽 구석 자리부터 찾게 된다. 상대의 입 모양을 보며 대화를 이해하려 애쓰다 보니 일상의 피로감도 극에 달한다.
과로 후 돌발성 난청을 겪은 자영업자 조은아(61) 씨는 여러 병원을 방문하고 건강관리에도 전력을 다했지만, 기대와 달리 청력은 회복되지 않았다. 소리가 사라진 자리에는 24시간 끊이지 않고 울리는 극심한 이명만이 남았다. 게다가 보청기조차 청력 저하와 이명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막막한 상황이다.
조영택(49) 씨는 돌발성 난청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젊은 시절 겪었던 경험 덕분에 작년 8월에는 신속히 병원을 찾아 치료에 성공했고, 당시 입원 과정에서 높은 혈당을 발견해 당뇨 치료도 병행해 왔다. 하지만 4개월 뒤 찾아온 세 번째 돌발성 난청은 달랐다. 난청과 함께 이명과 어지럼증이 덮쳤고, 이번에는 청력이 정상 범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24시간 이어지는 이명으로 극심한 피로를 겪던 김민희(29) 씨는 젊은 나이지만 인공와우 수술을 결정했다. 하지만 수술이 끝났다고 곧바로 예전의 소리가 들리는 것은 아니다. 기계를 처음 작동시킨 날, 들려온 소리는 기대했던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모든 소리가 마치 만화 캐릭터 ‘미니언즈’처럼 앵앵거리는 낯선 기계음으로 들려왔던 것. 인공와우로 새로운 소리를 접하는 순간부터 또 다른 적응과 훈련이 시작되는 것이다.
인공와우는 단순히 기기를 귀에 이식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뇌가 새로운 전기 신호를 소리로 받아들이고 구별하도록 끊임없이 훈련해야 한다. 김유성(54) 씨도 인공와우 수술 후 처음에는 좋아했던 음악조차 예전처럼 들리지 않아 큰 실망을 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매일 문장을 듣는 연습을 이어가자, 조금씩 기계음이 자연스러운 소리로 바뀌기 시작했다. “온전한 청력으로 ‘BTS 콘서트’에 가는 것”이 꿈이라는 그녀의 간절한 바람은 이루어질 수 있을지 여정을 함께 따라간다.
갑작스럽게 찾아와 일상을 바꿔놓는 돌발성 난청. 과연 난청의 골든타임은 언제일까. 증가하는 돌발성 난청의 실태와 소리를 되찾기 위한 여정을 10월 7일 밤 10시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확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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