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강국의 그늘, 화학물질은 아직도 노동자를 죽인다
반도체 강국의 그늘, 화학물질은 아직도 노동자를 죽인다

바로 그다음 주 인터뷰 요청을 드리려 했던 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노동자 고 박종성 님이었다. 반올림이 지난해 말 발간한 "회로를 이탈하다" 구술 기록집은 전자산업의 맨얼굴을 직업병 피해자 15명의 목소리로 드러낸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서울반도체, 케이엠텍, 스태츠칩팩코리아 등 반도체·LCD 공장의 노동자들이다. 모두 유방암, 폐암, 위암, 림프종(혈액암), 백혈병, 다발성 신경증 등 난치성 및 희귀 질환이다. 그는 이후 삼성전자 기흥·화성 공장 하청업체에 입사했다. 반도체 공장의 폐기물, 분진을 처리하고, 기계·배관 등을 청소하는 일이었다. 공장 폐수 마지막 단계에서 키우는, 시민들이 볼 수 있는 잉어가 있었는데, 어느 날 이 잉어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그중 하이닉스에 다녔던 큰 언니는 33세에 위암으로 사망했고, 막내동생은 반도체 공장의 세정 설비를 유지보수하는 업체에서 13년간 일하다 백혈병 진단을 받고 6개월 뒤 사망했다. 이른 나이에 난치성 질환에 걸린 청년 노동자도 여럿이다. 책에 실린 15명의 노동자 중 5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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