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인간은 무병장수를 꿈꿔왔다.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 과학자들은 자연에서 노화의 속도 조절자를 발견했다. 장수 동물의 몸 안에서 발견한 특별한 신체 메커니즘부터 동물 연구를 통해 알아낸 노화 조절 약물까지, 인간은 건강 수명 연장에 도전한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은 시간을 거스르는 역노화를 꿈꾼다. 과연 현대과학이 밝혀낸 노화의 속도 조절자는 무엇일까? 그리고 인간은 노화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왜 어떤 동물은 천천히 늙고 오랫동안 살까? 장수 동물의 비결을 얻기 위해, 과학자들은 인간과 유전자가 유사한 ‘쥐’ 중에서도 수명이 일반 쥐의 10배 이상인 ‘벌거숭이두더지쥐’에 주목했다. 벌거숭이두더지쥐는 인간과 달리 퇴행성 뇌질환에 걸리지 않는다. 퇴행성 뇌질환은 뇌 속의 청소부인 미세아교세포 노화로부터 비롯되는데, 벌거숭이두더지쥐의 ‘미세아교세포’는 노화에 유달리 강한 것이다. 또한 벌거숭이두더지쥐는 몸속에 노화 세포가 축적되지 않는다. 정상 세포가 노화 세포로 변화하면 스스로 사멸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포유류의 노화 세포는 잘 사멸하지 않고, SASP(노화 연관 분비 표현형)를 내뿜어 주변 정상 세포까지 노화 세포로 만들기에 ‘좀비 세포’란 별명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의 몸속 노화 세포를 없애는 방법은 없을까?
노화 지연에 성공적인 효과를 보이는 약물로 ‘라파마이신’과 ‘메트포르민‘이 주목받고 있다. 라파마이신은 노화를 촉진하는 물질(mTOR, IGF-1 등)을 제어한다. 터프츠대학교 인간영양연구센터 수석연구원 다니엘 프로미슬로우는 인간과 동일한 질병에 걸리는 개에 주목했고, 무려 5만 마리 이상의 개에게 라파마이신을 투여하는 대규모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컬럼비아대학교 유전학과 서유신 교수는 인간의 장기 중 가장 노화가 빠른 난소에 주목해, 라파마이신으로 난소 노화를 지연시키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노화를 불가피한 것으로 여기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인간은 모두 언젠가 죽습니다.
당뇨병 치료제로 쓰이는 ’메트포르민‘은 미토콘드리아를 활성화하고 포도당 생성을 줄여 대사 건강을 돕는다. 실제로, 메트포르민을 복용한 수컷 원숭이들의 뇌 노화가 6년이나 지연된 것이 확인되었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메트포르민의 노화 지연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대규모 임상시험 ’TAME(Targeting Aging with Metformin)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과연 항노화 물질은 인간의 노화에 어떤 효과가 있을까?
노화 속도 조절에서 더 나아가 ‘역노화’를 연구하는 이들이 있 다.
2012년, 야마나카 신야는 ‘세포 초기화’에 성공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특정 유전자로 후성유전 정보를 조절해 성숙한 세포를 초기 세포인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세포)'로 되돌린 것이다. 카이스트 뇌인지과학과 양재현 교수 연구팀은 이를 활용하여 세포의 나이를 미세하게 되돌리는 실험에 성공했다. 이러한 ’세포 리프로그래밍‘은 최근 노화 연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다. 인간은 노화를 지연시킬 뿐 아니라 노화를 되돌릴 수 있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그 밖에도 에서는 인간의 혈액 연구로 찾아낸 항노화 운동 인자와 노화 전이 현상까지 다양한 속도 조절자들에 대해 다룬다.
과학의 달 특집 다큐멘터리 2부작 - KBS 다큐 인사이트 는 2025년 4월 24일 목요일 오후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