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개막한 일본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이하 여름철 고시엔)를 챙겨 보고 있다. 기본적으로 작년에 기적적인 우승을 차지한 재일 한국계 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올해 대회에도 본선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경기에서 패한 팀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서다. 경기가 끝난 뒤 서럽게 울음을 터트리는 선수는 물론 내년을 기약하며 고시엔 경기장의 흙을 담아가는 패전 팀의 특권이자 의식(儀式)이 흥미로웠다.
그런데 정작 이번 고시엔에서 내 눈길을 사로잡은 대상은 따로 있다. 고시엔 구장 스코어보드 위에 나부끼고 있는 욱일기 느낌의 아사히(朝日) 신문사의 깃발이다. 올해 대회 사상 최초로 여자 야구 선수의 시구가 펼쳐지기 전 경기장 상공의 헬리콥터에서 떨어진 공도 아사히 신문 깃발에 쌓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