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꼬꼬무’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장악 사태 속 한국 정부가 펼친 ‘미라클 작전’의 과정을 생생히 전하며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울림을 자아냈다.
지난 25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연출 이큰별 이동원 김병길) 194회는 ‘미라클 작전’을 주제로 탈레반의 위협 속에서 대한민국이 아프간 특별 기여자들을 끝까지 지켜낸 구출 작전의 벅찬 순간을 이야기했다. 배우 전소민, 가수 최예나, 코미디언 정성호가 리스너로 출격해 숨 막히는 긴박한 순간들을 함께했다.
2021년 8월, 미군 철군 발표 후 아프가니스탄의 정세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탈레반은 아프간 각지를 장악했고, 마침내 수도 카불까지 진입했다. 한국 대사관 직원들은 불과 10km 앞까지 다가온 탈레반을 피해 긴급 철수했지만, 수년간 한국과 함께 일한 현지 직원과 가족들은 그대로 남겨졌다. 이들은 보복 위협에 노출된 채 절망적인 상황에 놓였다.
대한민국 정부는 그간 한국과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을 특별 기여자로 인정하고 구출을 결정했다. 임무는 공군에게 떨어졌다. 이름하여 ‘미라클 작전’. 말 그대로 기적 같은 구출을 해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아프간 현지의 민간 항공편은 이미 마비된 상태로, 유일한 선택지는 군용기뿐이었다. 전소민은 “정말 목숨을 내놓고 하는 작전”이라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미사일 대응 능력을 갖춘 수송기 C-130J 슈퍼 허큘리스 두 대와 장거리 이송 및 공중급유가 가능한 KC-330 시그너스 한 대가 급파됐고, 2021년 8월 23일 새벽 작전이 시작됐다. 이에 장도연은 “자랑스럽다”라고 외쳤고, 정성호는 “진짜 영화 같다”라고 감격했다.
그런데 작전은 뜻밖의 문제에 봉착했다. 특별 기여자들이 공항까지 오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탈레반은 길목마다 검문소를 세워 통제했다. 첫날 공항에 도착한 인원은 목표 인원 390명 중 고작 26명. 공군과 대사관 직원들은 초조함 속에서 중간 종착지인 파키스탄으로 1차 이송을 진행했다. 베테랑 조종사들조차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할 만큼 위험한 순간이 이어졌다. 리스너 최예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현실이 되게 막막할 것 같다”라고 공감했다. 상황은 악화됐다. 공항 주변은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려는 인파로 가득 찼고, 압사 및 추락 사고가 이어졌다. 한 대원은 “그곳은 지옥이었다”라고 회상했다.
그 시각 공군 특수부대 CCT가 투입돼 항공기 안전과 특별 기여자들의 탑승을 돕기 위해 완전 무장한 채로 대기했다. 작전의 전환점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 회의에서 나온 ‘버스 작전’이었다. 사전에 합의된 버스를 이용해 탈레반 검문소를 통과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국의 특별 기여자들을 태운 버스가 공항까지 게이트를 하나 앞둔 그 순간, 탈레반은 이들의 통행을 막았다. 여행증명서가 사본이라며 거부한 것. 대사관 직원이 원본을 직접 가져가겠다고 하자 극적으로 통과를 허락한 탈레반. 특별 기여자들은 10분 거리를 10시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 순간 전소민은 “생각보다 기적은 가까이 있다. 너무 희망차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나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카불 상공의 우리 공군 수송기에서는 미사일 위협 신호가 연신 울렸다. 언제 미사일이 날아와도 이상하지 않을 절체절명의 순간. 전소민은 “저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혼절했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마침내 8월 26일, 아프간 특별 기여자들이 무사히 한국 땅을 밟았다. 절반가량이 어린이였고, 신생아도 있었다. 특별 기여자로 구출된 세디키 지아우딘 씨는 “불가능한 임무였다”라면서도 “한국인 동료들은 우리를 돕고 싶다고 약속했다. 저는 그걸 믿었다. 이 작전이 가능했던 건 우정을 믿었고 한국 정부의 힘을 믿었기 때문이다. 항상 감사함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라클 작전’은 대한민국 군의 위기 대응 능력을 입증한 상징적 작전이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에 협력한 현지인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준 작전이었다. 이에 전소민은 “너무 자랑스럽고 뜨겁다. 모든 게 감사하다”라며 울컥했고, 최예나는 “지금 이 순간에 여기서 숨 쉬는 것도 감사하다”라며 여운을 전했다. 장도연, 장현성, 장성규 3MC는 과거 대한민국이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도움을 받은 ‘흥남 철수 작전’을 언급하며 “이제는 도움을 주는 나라로 발전한 대한민국의 위상을 보여준 게 아닐까”라고 의미를 되새겼다.
방송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오늘 ‘꼬꼬무’ 에피 멋있고 감동적이다“, “인간들끼리 벌인 일 때문에 저렇게 되나니. 진짜 전쟁이 싫다”, “오늘의 ‘꼬꼬무’ 미라클은 이루어져라 라는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꼬꼬무’ 진짜 유익한 프로야. 평생 해주세요 제발”, “조력자분들 찾기 쉽지 않았겠다. 진짜 기적 맞네”, “어떤 마음이면 저럴 수 있을까. 너무 존경스럽고 대단하다”라며 감동을 나눴다.
한편 ‘꼬꼬무’는 세 명의 이야기꾼이 스스로 공부하며 느낀 바를 각자의 ‘이야기 친구’에게 가장 일상적인 공간에서 1:1로 전달하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밤 10시 20분 SBS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