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해안선을 따라 바람과 파도와 시간이 만들어낸 암석의 절경이 있는 새로운 관광코스 ‘영덕 블루로드’를 따라 여행한다. 지난 4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된 영덕, 그 지질에 기대 살아온 사람들의 오래된 이야기를 321번째 여정을 통해 만나본다.
잠수하여 해산물을 잡아 오는 남성을 뜻하는 말인 머구리. 몇 시간씩 바닷속에 있어야 하는 고된 작업인 까닭에 전국에서도 몇 안 남았다는 머구리 김병식 씨를 영덕에서 만났다. 고향에 돌아온 그는 오자마자 어릴 적 바다를 함께 누비던 동네 동생 박수준 씨와 의기투합해 머구리 횟집을 시작했다. 병식 씨가 해산물을 잡으러 바다에 들어가면 수준 씨는 생명줄인 산소 호스를 담당한다. 8년째 산소 호스로 소통하다 보니 척하면 척 마음이 통하게 되었다는 머구리 형제의 싱싱한 해산물 한 상. 과연 맛은 어떨까.
바다가 거칠어야 바다에 나가는 사람이 있다. 먼 수평선으로부터 흰 이빨을 드러내며 밀려오는 ‘백파(白波)’를 볼 때면 마치 귀한 손님 마중하듯 바다로 달려나가는 신수현 씨. 서퍼 신수현 씨가 영덕 부흥해변에 터를 잡고 눌러앉은 이유도 거기에 있다. 서핑의 매력에 빠져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대회에서 여러 차례 입상할 정도로 서핑에 열중한 지 15년. 그 매력을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수현 씨는 영덕에 서핑샵을 차리고 국내 최초로 여성 서핑 대회까지 개최했다. 부흥해변을 서핑 성지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데. 이토록 바다를 사랑하게 만든 서핑의 매력이란 무엇일까?
어민들의 생활필수품인 그물. 하지만 다 쓰고 버려져 항구에 쌓이곤 하는 폐그물은 골칫거리다. 그런 폐그물을 김지형 씨는 트럭을 몰고 다니며 수집해 온다. 그렇게 수집된 폐그물은 3주간에 걸쳐 빨고 이물질까지 제거해 깨끗하게 만든다. 이유는 폐그물이 그의 공예품에 가장 중요한 재료이기 때문이다.
지형 씨의 작업장에 들어가 보면 꽃게, 가자미, 거북이 등등 해양 생물들이 가득하다. 이 모든 건 다 지형 씨가 직접 바느질한 공예품들이다. 이 속에 솜 대신 폐그물이 들어간다고. 통풍이 잘되고 솜처럼 쉽게 꺼지지도 않는 까닭에 폐그물은 물고기 인형 외에도 베개, 소파, 쿠션까지 모든 공예품을 망라한다. 1년에 9번은 호흡기 질환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야 할만큼 쾌적한 환경이 절실했던 지형 씨의 아들. 아들 때문에 귀촌 후 시작했던 지형 씨의 공예품은 이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지난 3월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강한 서풍을 타고 영덕을 덮쳤다. 영덕 전체 산림 면적의 30%가 피해를 볼 만큼 유례없었던 재앙은 가장 아름다운 어촌마을이라 불리던 노물리도 화마의 손길을 피해 갈 수 없었다.
대부분의 집과 12척의 어선까지 불에 타버릴 정도로 피해가 막심했던 노물리. 지난 수백 년 동안 차곡차곡 만들어왔던 마을의 아름다움이 잿더미로 변하는 데 걸린 시간은 겨우 한 시간에 불과했다. 깊은 상처 속에서도 주민들은 찾아올 손님들을 기다리며 또다시 아름다운 마을로의 복원을 위해 땀을 흘린다.
35년 차 베테랑 해녀 배춘자 씨는 봄이면 바다 농사로 바쁘다. 지난겨울 잘 닦아놓은 바닷속 바위마다 미역들이 무성하게 자라나기 때문이다. 차가운 물에 들어가 일일이 낫으로 베어오고 다듬고 말려야 하는 고된 일이지만 돈과 일거리를 주는 바다가 항상 고맙기만 하다. 그는 사업이 기울고 남편의 뇌경색 투병으로 34세에 해녀가 되었다. 다행히 넉넉한 바다는 부지런한 춘자 씨가 네 딸을 키울 수 있도록 해마다 질 좋은 미역을 내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젠 바다가 엄마 같다는 춘자 씨. 억척스레 살아온 돌미역 해녀의 인생을 만나본다.
동해안을 따라 영덕의 명소를 만날 수 있는 도보 여행길인 ‘블루로드’엔 색다른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원생대부터 신생대까지 11곳의 지질 명소들이 다.
20억 년 동안 대륙과 바다의 합주로 만들어진 경북 동해안의 지질 명소들은 2025년 4월 17일 유네스코에 등재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영덕의 아름다움을 알리고자 붓을 든 지역 화가들이 푹 빠진 ‘블루로드’의 매력을 들어 본다.
▶ 축산항의 별미, 물가자미에 50년 손맛을 더하다.
요즘도 영덕 축산항은 물가자미를 실은 어선들과 물가자미를 구매하러 온 상인들로 붐빈다. 매년 4~5월에 물가자미 축제를 개최할 정도로 물가자미는 축산항 대표 생선이다.
50년간 축산항에서 물가자미 식당을 운영해 왔다는 강상숙 씨. 상숙 씨의 물가자미 음식은 아들 김진우 씨는 물론 주변 모두에게 달인으로 인정받을 정도다. 그 손맛의 비밀은 지금은 세상을 떠난 전직 선장 남편에게 있다고 한다. 상숙 씨는 남편과 선원들의 음식을 매일 책임졌다. 그렇게 갑판 위에서 탄생했던 상숙 씨의 물가자미 음식. 과연 달인이라 불리는 상숙 씨의 50년 손맛은 어느 정도일까.
파도에 깎이고 깎인 바위가 마침내 우리에게 내준 푸른 바닷길 블루로드. 블루로드와 함께 하는 경상북도 영덕군의 이야기는 5월 24일 토요일 오후 7시 10분 편으로 시청자의 안방을 찾아간다.
‘피디씨' 이영애, 32년 만의 연극 복귀 소감 "일주일에 2~3번 보러 오셔야…N차 관람 추천"
20시간전 메디먼트뉴스
제주문화유산돌봄센터, 국가유산수리기능자 5명 배출
18시간전 제주환경일보
SIEK, ‘데스 스트랜딩 월드 스트랜드 투어 2’ 서울 개최 예정
7시간전 스마트PC사랑
'이혼숙려캠프' 탈북 아내, 충격적인 재산 분할 제안 "7대 3 할 바엔 사회 환원"
20시간전 메디먼트뉴스
SBS 대선 특별기획 [손끝에서 시작한.] 영화 ‘7번방의 선물’ 꼬마 예승이, 배우 ’갈소원’ 생애 첫 투표에 나선다!
7시간전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