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대한민국 범죄사에 길이 남을 전대미문의 밀실 살인 사건을 파헤치며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지난 14일 방송된 ‘꼬꼬무’ 188회는 ‘거여동 밀실 살인사건’이 조명된 가운데 배우 박효주, 엔플라잉 이승협, 배우 홍화연이 리스너로 출연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20년이 됐다. 그런데도 현장에 나가서 보았던 장면이 생생하게 떠올라 인터뷰하기 쉽지 않다”라고 털어놔 사건에 궁금증을 높였다.
사건은 2003년 12월, 서울 거여동 한 아파트의 작은 방에서 세 명의 시신이 발견되며 시작됐다. 피해자는 30대 여성과 세 살배기 아들, 생후 10개월 된 딸이었다. 아이들은 질식사 됐으며, 엄마는 목에 올가미 끈이 묶인 채 쓰러져 있었다. 외부 침입 흔적 하나 없이 문과 창문 모두 잠겨 있는 밀실 상태였다.
처음 경찰은 30대 여성이 자녀들을 살해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가족의 저녁 식사를 준비한 흔적, 아이들의 잔혹한 사망 방식은 일반적인 사례들과 거리가 멀었다. 그 순간 이문국 형사과장은 결정적인 단서 하나를 발견했다. 죽은 엄마가 마지막 순간 움켜쥔 종잇조각이었다. 일반적으로 사망 시 근육은 이완되지만, 장 씨는 ‘즉시성 시강’ 상태로 종이를 움켜쥔 채 숨졌고, 이는 그녀가 죽기 직전 무언가를 전달하려 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수사팀은 집안에서 종잇조각의 나머지를 찾지 못한 점에 주목해 재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아파트 CCTV를 통해 그녀의 동창생이 사건 당일 집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아이들에게 ‘이모’로 불릴 정도로 아이들 엄마와 절친이었던 그녀는 경찰이 추궁하자 “제가 죽였어요. 그런데요?”라고 당당하게 자백해 충격을 선사했다. 박효주는 “악령이 씌었나? 어떻게 당당할 수 있지. 사람이 아니야”라며 경악했다.
수사팀은 그녀의 집에서 잘린 페트병을 발견했고, 이 페트병 조각이 범행 도구로 쓰였다는 것을 알아냈다. 올가미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사용된 범행 도구였던 것. 이승협은 “끔찍하다”라며 “진짜 계획적이다”라며 분노했다. 더욱이 침대 매트리스 아래에서 범행 계획서까지 발견되며, 그녀가 반년 전부터 살인을 치밀하게 준비해왔음이 드러났다.
동창이었던 한 씨는 첫째 아이를 유인해 가장 먼저 살해하고, 둘째 갓난아이를 품에 안은 장 씨에게 올가미를 씌워 살해했다. 한 손 밖에 자유롭지 않았던 장 씨는 아이를 놓지 않으려다 끝내 올가미를 풀지 못했다. 이문국 형사과장은 “엄마의 모성을 이용한 범죄였다. 아이를 안 놓으려다 멍이 든 어머니의 손이 가장 가슴 아팠다”라고 말했다. 이에 홍화연은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까”라고 안타까워했다.
한 씨는 범행 후 열쇠가 든 가방을 들고나가 문을 잠근 뒤, 복도 창문을 통해 가방을 집 안으로 넣어 완벽한 밀실을 만든 것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움켜쥔 종잇조각이 덜미가 됐다. 한 씨는 페트병 조각을 문 위에 고정하며 테이프 끝에 종이를 덧붙였는데, 이것이 증거로 남은 것.
범행 동기를 두고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감정 결여와 나르시시즘적 성향이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범인은 동창에 대해 깊은 피해의식과 자격지심을 내재하고 있었으며, 분노와 불안이 쌓여 극단적 행동으로 이어졌다는 것. 심지어 범인과 죽은 아이들의 아빠는 내연 관계였다는 것이 드러나 분노를 치솟게 했다. 이승협은 “소름 끼친다”라고 경악했고, 박효주는 “지금껏 들은 이야기 중 가장 충격적이다. 영화라도 너무 비현실적이라 할 만큼”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방송 말미, 홍화연은 “누군가가 내민 손을 이렇게까지 꺾을 수 있다니. 나르시시즘이 커지면 정말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며 “더불어 살아가는 태도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방송 직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에서는 “인간이 진짜 추악하다”, “나르시시즘 때문이라니. 호러가 따로 없다”, “오늘 세트장 재현 미쳤다. 실제 사건 현장 보는 줄”, “저렇게 어린 애들까지 죽이냐. 너무 잔인하다”, “아는 사건인데도 너무 슬프고 괴롭다”, “진짜 영화보다 현실이 더 무섭네”, “마지막까지 아기 지키려다가 돌아가신 게 안타깝다. 종잇조각 때문에 밝혀진 거 소름”, “끝까지 태도가 너무 기괴함. 인간 맞나”, “‘꼬꼬무’ 뒤늦게 빠졌는데 재밌다. 몰입감 대박임” 등의 반응을 전했다.
한편 ‘꼬꼬무’는 세 명의 '이야기꾼'이 스스로 공부하며 느낀 바를 각자의 '이야기 친구'에게, 가장 일상적인 공간에서 1:1 로 전달하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저녁 10시 20분에 SBS를 통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