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시점에서 출간된 김가현 저자의 "주술 왕국: 연산군부터 윤석열까지, 권력은 왜 신을 빌리는가"는 우리에게 쥐어진 '역사'라는 상식의 무기를 지금 이 현상을 이해하는 단초로 삼는, 매우 시의적인 일성(一聲) 내지는 그 정리이자 분석에 해당한다.
그가 주장하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른바 '무속과 권력의 결탁'은 역사적인 차원에서 권력의 위기 때마다 끊임없이 출몰되고 반복되는 비상식적인 현실인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국가의 공적 시스템과 그 책임 소재를 더욱 강화하고 이를 통해 권력자들의 사적 욕망 그 자체를 견제할 뿐만 아니라 그 욕망에 근원하고 있는 공적 의사결정에 대한 개입을 차단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해당 저서에서 돋보이는 점은 역시, 저자가 제시한 권력자의 위기가 신을 불러들이는 '정치 구조의 허점'과 그로 인해 빠지게 되는 '권력 붕괴 모델'이다.
즉 정통성과 통치 역량의 부족이 권력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그 권력의 정당성을 외부에서 찾는 '권력 기반의 취약성과 불안의 발현', 비판과 견제를 도전으로 규정하고 이성적 조언 시스템을 불신함으로써 무력화하며, 소통을 차단시키고 스스로 고립됨으로써 현실 인식을 상실하게 되어버리는 '공적 시스템의 붕괴와 고립', 주술과 비전 그리고 음모론이 그 고립으로 인한 공백을 침투하고 권력자의 초조함이 완화되거나 현실이 단순화되거나 책임 전가 자체가 도구화되는 '비합리적 대안의 부상과 도구화', 주술 의존이 더욱 심화되고 현실 왜곡 현상이 두드러지며 판단력 차단으로 인해 공적 체계가 잠식되어 불안이 심화됨으로써 종국에는 몰락에 이르는 '자기 파괴적 악순환과 몰락'.
이 네 단계가 조선 시대라는 비교적 가까운 역사의 소구를 통해 도출해낸, 위기를 해소하지 못하고 종국에는 몰락에 이르는 권력의 자기 붕괴 모델로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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