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용방초등학교 4학년 지율이는 요즘 학교 가는 길이 설렌다. 도서관 옆 복도에 드리운 햇살은 지율이를 영화 속 주인공으로 만들어준다. 1940년대 개교한 낡은 학교는 1년 전 학생과 교사, 지역 주민이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 학교를 집과 마을의 구조로 구현, '세상에 하나뿐인 학교'로 재탄생했다.
비가 오면 복도에 물이 새던 가평 조종고등학교는 공간 재구조화 사업 후 전학생이 늘어나는 등 기분 좋은 변화를 겪고 있다. 최첨단 전자칠판 등 스마트 학습환경이 도입된 후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는 몰라보게 높아졌다. 실제로 영국 설퍼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잘 설계된 공간에서 공부한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학습 성취도가 최대 16%나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층고와 조명 등 환경적 요인이 아이들의 뇌 발달과 집중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학교 공간의 힘은 이제 담장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거점으로 향한다. 동탄 서연중학교와 서연이음터의 사례처럼 학교 복합시설은 아이들의 방과 후 활동부터 어르신들의 문화생활까지 아우르는 ‘생애 주기형’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학부모와 지역 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도서관과 체육시설은 인구 감소 시대 지역 공동체의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천 부평고등학교의 옥상은 거대한 태양광 발전소이자 환경 교과서다. 고3 조규민 학생은 학교가 직접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을 보며 ‘생태 시민’으로서의 삶의 태도를 배운다. 빈 교실의 불을 끄는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은 공간이 제공하는 가장 값진 수업이다. 이처럼 학교 공간은 아이들에게 세상을 바꿀 가능성을 보여주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가르친다.
아이들의 행복을 일깨우고 나아가 지역을 변화시키며, 지구와 공존하는 법을 배우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 공간이 곧 교육이고 삶의 태도임을 증명할 학교 공간의 혁신적 여정은 오는 5월 9일 토요일 밤 10시 15분, KBS 1TV 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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