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로 약 885km, 남북으로 약 193km, 길게 뻗은 직사각형에 가까운 모양의 나라 네팔. 세계 8,000m급 14좌 중 8개를 품으며 6,000~7,000m급의 수많은 고봉이 동서로 이어져 히말라야산맥 전체 길이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산악국가이다. 웅장한 설산들 사이로 수많은 신화를 낳은 땅. 모든 것이 신의 뜻으로 이루어진 곳이자 전 세계 등산가들이 평생 꼭 한번 도전하고 싶은 꿈의 무대, 네팔 마르디히말을 향해 산악 사진가 이상은 씨와 오름 사진작가 최경진 씨가 여정을 떠난다.
힌두교 여신 바라히를 모신 바라히 사원에서 여정을 시작한다. 이 사원은 페와 호수 한가운데 작은 섬 위에 자리하고 있어,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이른 아침부터 많은 네팔 사람이 이곳을 찾아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린다.
일행도 사원의 짙은 향 내음 속에 간절함을 담아 안전한 산행을 기원해본다. 사원을 뒤로하고 안나푸르나 남봉과 히운출리, 마차푸차레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마을, 아스탐으로 향한다.
트레킹은 해발 약 1,460m의 고지대에서 시작된다. 이 구간에서는 논밭과 학교, 상점이 이어지는 마을 길을 지나며, 전통적인 생활 방식을 이어가는 현지인들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이어 또 다른 산촌 담푸스에 이른다. 이곳은 구룽족의 거주지로 구룽족 사람들은 일상에서는 힌두교식 생활 방식을 따르지만, 장례 의식은 불교식으로 치른다고 한다. 집 주변에는 말린 꽃가지를 매달아 둔 부적 장식도 볼 수 있는데, 이는 액운을 막기 위한 힌두교식 풍습이라고 한다. 담푸스에 가까워질수록 안나푸르나의 풍광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오스트레일리안 캠프에 도착하자 사방으로 막힘없이 펼쳐진 풍경이 눈앞에 들어온다. 이곳은 원래 네팔어로 ‘툴로 카르카’, 즉 ‘큰 목초지’라 불리던 곳이다. 과거에는 담푸스 등 인근 마을 사람들이 소를 이곳까지 데려와 풀을 먹이곤 했다. 이후 1980년대 호주 사람들이 이곳에 머물며 원정을 준비하고 등반 기지를 마련하면서, 주변 사람들도 이곳을 ‘오스트레일리안 캠프’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노을이 내려앉은 캠프는 여행자들이 거대한 히말라야의 품에 안겨 잠시 숨을 고르는 따뜻한 쉼터가 되어준다.
마르디히말 트레킹 코스는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비교적 새로운 길로, 마차푸차레를 가장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는 길이다. 마차푸차레는 네팔어로 ‘물고기 꼬리’라는 뜻으로, 봉우리의 모습이 물고기 꼬리를 닮아 붙여진 이름. 정상에는 힌두교의 시바 신이 머문다고 여겨져, 네팔 사람들에게 신성한 산으로 받아들여진다. 쿰부 히말라야나 안나푸르나 서킷에 비해 환경 훼손이 덜해, 히말라야 본연의 아름다움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신성한 설산들을 따라, 네팔 마르디히말을 향해 과 함께 떠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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