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모시떡·도라지정과까지 풍성한 이천의 가을...이만기, 이천 향토 음식 ‘볏섬만두’ 빗기 도전!

  • 2026.09.17 11:04
  • 2시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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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일조량과 큰 일교차로 복숭아의 대명사가 된 동네, 경기도 이천. 이천 복숭아의 주요 산지인 장호원읍에서는 수확 작업이 한창이다. 새콤한 백도부터 달콤한 황도까지, 저마다 다른 매력을 품은 8가지 품종의 복숭아 맛보며 387번째 여정을 시작한다.

산맥이 뱀과 같은 형태라 하여 붙여진 이름 뱀골마을. 이곳에서 직접 키운 모시와 직접 농사지은 이천 쌀로 떡을 빚는 정재영(54), 이철현(59) 씨 부부를 만났다. 어린 자녀가 아빠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숨 가쁜 직장 생활에 지친 철현 씨. 결국 회사를 나와 고향 이천에서 아내와 함께 떡집을 열었다.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는 탓에 마진율로 아내와 의견이 부딪히기도 했었다. 하지만 좋은 재료가 좋은 떡을 만든다는 생각은 같았기에, 더 부지런히 밭을 가꾸며 합을 맞춰가는 중이다. 함께 떡을 빚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는 부부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도공들이 모여 도자기의 맥을 이어가는 이천도자예술마을. 이곳에서 대를 이어 도자기를 빚던 권오학(60) 씨와 아내 김경미(62) 씨는 생계가 어렵던 시절, 도자기 악기 미니어처로 돌파구를 찾았다. 그렇게 도자기 악기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실제로 연주할 수 있는 악기를 만들기로 결심한 부부는 거듭된 실패와 연구 끝에 도자기 장구를 완성했다.

습기를 먹으면 음색이 변하는 나무 악기와 달리, 도자기는 한결같이 맑게 소리를 튕겨내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청자로 만든 악기는 표면의 미세한 균열(빙렬)이 울림을 한층 깊게 다듬어준다. 사라져가는 고려청자와 전통 악기를 접목해, 도자기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도공 부부의 특별한 도전을 만난다.

조선시대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며 명성을 떨친 이천 쌀. 쌀 한 알의 진수를 3대에 걸쳐 지켜가는 식당을 찾았다. 평생 밭일만 하던 1대 이종순(86) 씨가 농한기에 잠시 연 가게가 깊은 장맛으로 소문나며 자리를 잡았다. 그늘에서 일하니, 새벽같이 나와도 그저 좋았다는 종순 씨.

그렇게 부지런히 차려내던 쌀밥 한 상은 딸 허정순(65) 씨를 거쳐, 손녀 박제경(37) 씨의 손끝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경 씨는 할머니에게 배운 비법으로 청국장 청년 명인이 되어 집안의 맛을 지켜가는 중이다. "가게를 찾는 손님은 모두 일가친척처럼 대하라"는 할머니의 말씀에 따라, 정성껏 차려내는 푸짐한 이천 쌀밥 한 상을 맛본다.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에 자리한 반룡송(천연기념물 제381호)은 하늘로 승천하기 전, 몸을 웅크려 기운을 모으고 있는 용의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땅에서 2m 정도 자란 뒤 사방으로 퍼지며 똬리를 튼 가지가 마치 용틀임 같다. 비범한 분위기 탓에 이 나무를 훼손하면 화를 입는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오랜 세월 마을을 지키며 사계절 내내 살아 숨 쉬는 반룡송의 자태를 감상해 본다.

비옥한 사질양토와 우수한 배수 조건 덕분에 인삼과 도라지 등 뿌리채소가 단단하게 여물어가는 땅, 경기도 이천. 이곳에서 3년 동안 공들여 키운 도라지로 정과와 청을 달여내는 한 가족을 만났다. 도라지 정과 명인인 박일례(80) 씨와 남편 음한수(80) 씨, 그리고 두 딸과 사위들까지 합세해 온 가족이 3만 평의 도라지밭을 일구는 중이다.

무농약으로 키운 도라지를 수확하고 흙 묻은 껍질을 손으로 일일이 벗겨내 긴 시간 고아내기까지. 식구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과정이 없다. 3년의 기다림과 뿌리 깊은 가족의 정성으로 만든 달콤한 도라지 정과를 즐겨봤다.

쌀의 고장 이천에는 한 해의 풍년과 오복을 기원하며 쌀가마니 모양으로 빚어내던 향토 음식 ‘볏섬만두’가 있다. 커다란 피에 작은 만두 다섯 개를 싸서 쪄낸 뒤 겉피가 깔끔하게 떨어져야 풍년이 든다고 믿었던 이천 사람들의 정겨운 풍속. 이천에 시집와 시어머니에게 배운 이 귀한 맛이 점차 사라져가는 것이 아쉬웠던 이태연(71) 씨는 향토 음식을 공부해가며 볏섬만두의 맥을 고집스레 잇는 중이다.

그의 깊은 음식 사랑 뒤에는 정성껏 밭을 일구며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는 남편 이순흥(74) 씨의 외조가 있다. 남편이 키운 게걸무 무청과 갖은 나물로 정성껏 속을 채워낸 덕분에 볏섬만두는 자극 없이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한가위를 앞두고 동네지기 이만기도 직접 만두를 빚으며 풍년과 복을 기원해봤다.

백족산이 훤히 보이는 동네, 선읍리. 자연과 세월의 흔적을 유난히 소중히 여기던 최진응(75) 씨는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농기구들이 사라지는 게 안타까워 하나둘 모으기 시작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로 채워진 터전을 일구는 것이 오랜 소망인 그가 은퇴 후 집을 지어 1,000여 점의 수집품과 7종의 동물을 한데 모았다. 혼자 간직하기 아까운 소중한 역사를 후손들에게도 전하고자 보물창고를 개방해 박물관으로 운영 중이다.

한 해 동안 땀 흘려 가꾼 정성이 결실을 맺는 계절. 서로가 있기에 더욱 충만해지는 가을 이야기는 9월 19일 토요일 오후 8시 5분 387회 ‘영글어 간다, 좋은 날들 - 경기도 이천’ 편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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