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의 질문들” 다웠고, ‘왕과 사는 남자’ 다웠다. “질문들”은 ‘왕사남’ 개봉 이후 함께 인터뷰한 적이 없던 감독 장항준과 주연배우 유해진을 불렀고, 두 사람은 시종 유쾌한 입담으로 영화의 뒷얘기를 들려줬다. 그뿐이 아니었다. 토크가 진행되는 중에 방청석에 앉아 두 사람의 토크를 모니터(?)하던 제작사 ‘온다웍스’의 임은정 대표를 손석희 진행자가 즉석에서 무대 위로 불러올린 것. 워낙 예정에 없던 일이라 원래 두 사람이 앉는 소파에 세 사람이 끼어 앉는 진풍경이 나오기도 했다. 임은정 대표는 이번이 첫 방송 인터뷰이기도 했다.장항준 감독은 예의 재기 넘치는 이야기꾼의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줬고, 유해진 배우는 그런 장 감독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면서도 영화와 감독에 대한 애정을 숨김없이 보여주어 스튜디오를 훈훈하게 했다. 유해진은 “영화를 끝내면 빨리 잊고 싶어 한다. 그래야 다음 작품에 매진할 수 있기 때문인데, ‘왕사남’은 그 감정에 아직도 빠져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장 감독은 “유해진 배우가 이 영화를 멱살 잡듯이 잡고 끌고 갔다. 유해진은 대안 없는 엄흥도였고, 그가 있었기 때문에 영화가 시작될 수 있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실제로 유해진 배우는 촬영을 끝내고 편집에 들어갔을 때 장 감독에게 편집을 너무 쉽게 하는 게 아니냐며 심하게 잔소리를 해 현장 분위기가 매우 심각해졌던 때도 있었다고. 장 감독은 “아마 영화역사상 배우가 감독에게 편집 더 잘하라고 잔소리한 첫 케이스였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유해진은 “그래도 장감독이 다음 날 쿨하게 ‘편집을 다시 해보니 네 말이 맞더라’고 하더라”고 해 객석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급작스럽게 출연하게 된 임은정 대표는 “해학도 있고, 진지함도 있고, 정의감도 동시에 갖고 있는 장 감독이야말로 이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한 감독이라고 봤다”고 고집스럽게 장 감독에게 매달린 이유를 설명했고, “유해진 배우가 합류하게 되면서 제작의 숨통도 트일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3년 만에 영화에 뛰어든 것에 대해선 “만일 손익분기점도 안됐다면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장 감독은 “이렇게 빈손으로 덤비는 제작자는 처음이었다”고 말하기도.
“질문들”과 ‘왕사남’의 만남은 이 영화가 1천400만 명을 향해 달려가는 시점에서 어찌 보면 한국 영화의 소박한 자축의 장이었다. 진행자인 손석희는 “감독, 배우, 제작자 모두가 1,400만 명의 목전에서 ‘과하지 않게, 조심스럽게, 그러나 이 행복을 모두와 나누고 싶은’ 표정들이 역력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성공이 더욱 소중해 보인다”라고 진행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왕과 사는 남자’의 주역들이 출연하는 MBC “손석희의 질문들”은 3월 18일 수요일 밤 9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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