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한지혜 “인간이기를 포기했나”…보이스피싱 ’가짜 검사’ 체포에 격분

  • 2026.03.20 11:12
  • 2시간전
  • SBS
장도연과 마주앉아 이야기를 듣는 아린

SBS ‘꼬꼬무’가 한 청년을 11시간 동안 고립시키고, 끝내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 보이스 피싱 조직의 잔혹한 수법을 공개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연출 안윤태. 이큰별. 김병길 ‘이하 ‘꼬꼬무’)는 ‘얼굴 없는 살인자’편으로, 앳하트 아린, 배우 신소율, 한지혜가 리스너로 출연해 ‘진짜 같은 가짜’ 보이스 피싱의 실체를 따라갔다.

지난 2020년, 28세 김후빈 씨가 전북 순창의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사건이 드러났다. 그의 휴대전화에는 저장되지 않은 번호와의 11시간 가까이 이어진 통화 기록, 그리고 녹음된 실제 통화 내용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죽음 직전까지 이어진 통제의 흔적이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후빈 씨가 사망 전 통화한 11시간의 대화를 공개했다. 통화 속 인물은 자신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소속의 ‘이도현 수사관’이라고 밝혔다. 그는 금융사기단 수사 과정에서 후빈 씨 명의 통장 2개가 발견됐다고 말했고, 이어 자신을 ‘김민수 검사’라고 말한 또 다른 이는 후빈 씨가 피의자일 가능성도 있다며 압박했다. 이들은 제3자와의 연락을 차단하고, 휴대전화의 모바일 데이터와 와이파이, 위치 정보까지 끄게 했다. 통화가 끊어지거나, 제때 전화를 받지 않으면 강제수사로 전환돼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징역을 살 수 있다는 협박도 이어졌다.

보이지 않는 통제와 심리적 압박이 어떻게 한 사람을 옥죄는지 지켜보던 한지혜는 “빠져나올 수 없는 덫에 걸린 느낌”이라며 몸서리쳤고, 신소율은 “가스라이팅을 해서 쥐고 흔드는 게 너무 부들부들 떨릴 만큼 분노가 생긴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들은 후빈 씨에게 가짜 대검찰청 홈페이지를 확인시키는 대범함을 보이기도 했다. 공문과 직인, 사건 등급까지 모두 가짜였지만 위기감은 극대화됐다. 게다가, 공무원 임용시험을 준비하던 후빈 씨로서는 이들의 이야기를 무시했다가 결격사유로 공무원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은 매우 큰 압박이 됐다. 결국 후빈 씨는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자신의 누명을 벗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가짜 김민수 검사는 후빈 씨 계좌가 금융사기와 무관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며 그를 은행으로 이동하게 한 후 정기예금 해지를 지시했고, 결국 ATM에서 420만 원을 찾게 했다. 그러고는 후빈 씨에게 서울에 있는 금융감독원으로 이동하라고 지시하며 촘촘한 덫에 몰아넣었다. 끊임없이 이어진 가스라이팅에 신소율은 “숨이 막힌다”고 경악했다.

후빈 씨는 가짜 김민수 검사의 지시에 주민센터 택배 보관함에 현금 420만 원과 소지품을 넣었다. 커피숍에서 대기하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가짜 김민수 검사와의 연락은 끊겼다. 서울 커피숍에서 기다리던 그는 결국 집으로 돌아왔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서에는 범죄에 연루됐다는 두려움과 억울함이 담겨 있었다. 자신이 보이스 피싱 피해자라는 사실조차 몰랐던 것이다. 앳하트의 아린은 “’자살이 아니라 살인’이라는 말을 알 것 같다. 보이스 피싱을 당하는지 모르고 무언의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후빈 씨의 자살과 그 어머니의 한 맺힌 절규는 수사단을 움직였다. 한 장의 회식 사진으로 추적이 시작됐고, 결국 가짜 김민수 검사와 이도현 수사관은 은신처에서 체포됐다. 체포 당시에도 뻔뻔한 이들의 모습에 한지혜는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았나”라고 분노했다. 항소까지 이어진 재판에서 가짜 김민수 검사와 가짜 이도현 수사관은 각각 5년 6개월과 6년 형이 최종 확정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다른 피해자들과 합의를 봤다는 것이 감형의 이유였다.

한편 ‘꼬꼬무’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AI 음성 복제 기술을 소개하며 보이스 피싱 범죄의 진화 가능성에 경각심을 일깨웠다. 장현성, 장성규, 장도연 3MC는 “이 방송이 보이스 피싱 범죄가 사라지는 것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라고 ‘꼬꼬무’ 제작진의 취지를 전해 의미를 높였다

이에 방송이 끝난 후 각종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보이스피싱 처벌 진짜 약하다. 법 바뀌어야 함”, “이건 진짜 살인이다. 형량이 5년인게 말이 안된다”, “사람 인생 가지고 노는 거 진짜 악마 같다”, “공무원 준비생이면 더 무서웠겠다. 11시간 통화라니 진짜 말도 안 돼”, “AI 음성 진짜 소름. 무조건 속을 것 같음”, “속이는 사람이 나쁜 거지 피해자는 죄가 없다”, “’꼬꼬무’ 이런 거 진짜 잘 다룬다. 이 정도면 학교에서 틀어줘야 됨” 등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한편 ‘꼬꼬무’는 세 명의 이야기꾼이 스스로 공부하며 느낀 바를 각자의 ‘이야기 친구’에게 가장 일상적인 공간에서 1:1로 전달하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밤 10시 20분 SBS에서 방송된다.

  • 출처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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