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강화로 떠난 이만기, 조미료 0%! 자연 본연의 맛을 살린 약선오리 한 상

  • 2026.06.12 08:25
  • 2시간전
  • KBS

인생에서 여러 번의 실패를 겪으면서도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한 부부가 있다. 상황버섯을 키우는 농부 고범수 씨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공중재배법에 도전하며 더욱 청결하고 건강하게 버섯을 키우고 있다. 버섯 농사뿐 아니라 개조한 트랙터와 고즈넉한 오두막, 나무 장식까지 손수 만들어내는 그의 손재주와 아이디어는 버려질 재료도 특별한 작품으로 바꾼다.

마음이 이끄는 일을 하면 어려운 일도 어느새 즐거운 놀이가 된다. 까다로운 버섯 농사에 이어 새로운 땅에서 또 다른 농사를 꿈꾸는 고범수 씨. 그의 곁에는 늘 아내 백규숙 씨가 있다. 남편이 무인도에 간다고 해도 따라갈 수 있다고 말할 만큼 깊은 믿음으로 함께하는 아내다. 서로를 응원하며 자신들만의 길을 개척해 온 부부는 오늘도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운 내일을 준비한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저 지나치는 풀 한 포기도 약초를 오래 공부해 온 전규석 씨에게는 몸에 좋은 약초이자 좋은 식재료가 된다. 사업 실패 이후 모든 재료를 직접 구하며 아내와 식당을 시작한 그는 누구나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음식을 하기 위해 약초 공부를 시작했다. 소금 하나도 허투루 고르지 않는 정성으로 15가지 약재와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약선오리를 완성했다. 화학조미료를 일절 쓰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야 한다는 아내 서정숙 씨 또한 손님들의 건강을 먼저 생각한다.

누구도 단 한 번만 오지는 않는다는 식당. 부부는 약선오리를 먹고 기력을 되찾았다는 손님과 먼 길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는 분들이 있기에 장사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시작한 장사였지만, 발효액부터 식재료까지 직접 연구하며 완성한 비법은 어느새 이 집만의 강점이 됐다. 강화의 자연과 부부의 정성이 만들어낸 약선오리 한 상에는 건강한 행복이 담겨있다.

누구나 비를 맞고, 태풍을 견디고,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자라난다. 정윤성 작가에게 고목은 단순한 재료가 아니라 자연이 기록해 온 한 권의 책과도 같다. 그래서 그는 나무를 원하는 모양으로 억지로 깎거나 인위적으로 가공하지 않는다. 갈라진 결과 흠집, 세월이 남긴 흔적을 따라가며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작품으로 옮긴다. 자연에서 가져온 고목은 물론 체육관 바닥재, 오래된 배, 폐가의 잔해도 그의 손을 거쳐 시간과 삶을 품은 새로운 작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천직 같은 이 일을 선택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나이가 들어 직업을 바꾼다는 결심에는 큰 용기가 필요했고, 막노동도 마다하지 않은 채 한동안 자신의 선택을 증명해야 했다. 그럼에도 목공을 포기할 수 없었던 건 이것이 아니면 안 되겠다는 간절함 때문이었다. 공방을 연 지 3년, 벌써 작품의 의도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생겼고 전시에도 참여하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인정받고 있다. 꿈이 있으면 견딜 힘이 생긴다는 그의 말처럼, 나무가 견딘 세월은 새로운 이야기가 되어 꿈처럼 펼쳐진다.

어린 시절 ‘별 헤는 밤’을 좋아하던 문학소녀는 언젠가 별빛이 환하고 꽃향기가 가득한 곳에서 살아가기를 꿈꿨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지금, 이혜숙 씨는 향긋한 꽃차를 만들며 꿈꾸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색과 향에 이끌려 시작한 꽃차는 이제 그의 일상이 됐다. 수분을 날리고 아홉 번 화덕에 덖는 여러 과정을 거쳐야 꽃이 품은 계절을 차 한 잔에 담을 수 있다. 누구보다 꽃이 피는 때를 기다리고, 가장 빨리 그 변화를 알아차린다는 이혜숙 씨는 꽃차를 만드는 사람만의 행복이 있다고 말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산다는 것만으로 늘 즐거울 수는 없다고 말하지만, 이혜숙 씨는 몇 년째 이어온 이 일에 여전히 설렌다. 무작정 아내의 꿈을 따라온 남편 김윤수 씨 역시 꽃차에 행복해하는 아내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같은 기쁨을 느낀다. 차로 우릴수록 은은하게 퍼지는 꽃의 향기처럼, 이 공간에서 시작한 부부의 행복도 넓게 번져가고 있다.

어업에 종사하셨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어부가 된 고현수 씨. 어린 시절 산마을에 살았지만 그의 마음은 늘 아버지를 따라 바다를 향했다. 세월이 흘러 이제 바다는 그의 일터이자 일상이 됐다. 가게와 배, 집까지 세 집 살림을 한다며 유쾌하게 말하는 그지만, 바다에서 생활할 때면 가족 생각에 밥 한 끼 먹는 것조차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황산도 앞바다에는 제철 밴댕이가 찾아온다. 거센 물살을 헤엄치며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맛을 품은 밴댕이는 강화를 대표하는 특산물이다. 제철 생선이 잡히는 시기에는 가게와 바다를 오가며 쉴 틈이 없지만, 오늘과 내일 잡히는 생선이 다르다는 기대감이 어부를 다시 바다로 이끈다. 매일 똑같은 바다로 나서지만, 날마다 새로운 설렘을 안고 돌아온다. 바다에서 시작해 바다에서 마무리하는 하루, 어부는 오늘도 파도 너머의 내일을 기다린다.

설레는 마음이 내일을 사는 힘이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 순간을 미래의 행복이 아닌 지금의 행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6월 13일 토요일 오후 7시 10분 374화 ‘오늘도 설렌다 – 강화군’ 편으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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