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3일> 오랜 가게, 오래가게 -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충장로 4·5가 72시간

  • 2026.07.06 07:50
  • 2시간전
  • KBS

맞춤 양복을 짓고, 멈춘 시계를 다시 움직이게 하며 한 켤레의 구두를 정성스레 제작하는 장인들이 모인 곳이 있다. '호남 상권의 1번지'로 불리며, 광주의 중심이었던 충장로 4·5가다.

120년이 넘는 시간을 이어온 이 거리는,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화려했던 전성기가 지나 구도심으로 남았다. 그러나 거리의 불빛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오랜 시간을 함께한 오랜 가게들은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 문을 열고 그 옆으로 충장로의 부활을 꿈꾸는 새로운 가게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은 오랜 시간과 새로운 시간이 같은 골목을 공유하며 흘러가는 곳. 충장로 4·5가의 72시간을 따라간다.

충장로는 1가부터 5가까지 형성된 거리로, 4~5가는 혼수와 도매 상권이 모여 있는 거리이다. 내 발에 꼭 맞는 신발을 만날 수 있는 제화점, 장인의 손길로 맞춤옷을 완성하는 한복점과 양복점, 함께 어울릴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금은방과 도매 잡화점까지.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없는 게 없는 충장로다. 가게마다 하는 일은 다르지만 서로 연결돼 하나의 거리를 완성한다.

1905년 상가가 조성되며 광주 근현대의 역사와 함께해 온 충장로. 긴 세월만큼 이곳에는 한자리를 묵묵히 지켜온 오래된 가게들이 많다. 충장로 4·5가 거리를 걷다 보면 '충장로 오래된 가게' 동판을 발견할 수 있는데, 30년 이상 된 가게 앞에 놓이는 것으로 그 동판을 따라가면 충장로가 가장 붐비던 시절부터 오늘까지 거리를 지켜온 상인들을 만날 수 있다.

1973년 문을 연 수제화 전문점은 아버지 임종찬 씨와 아들 임충호 씨가 함께 운영한다. 맞춤 제작의 가치를 지키며 가게를 꾸려오고 있지만 손님은 예전만 못하다. 아들 충호 씨는 아버지의 기술을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44년째 충장로에서 자수 외길을 걸어온 김재경(73) 씨. 예전에는 의상실 주문 자수만 맡아 했지만, 의상실이 하나둘 문을 닫으면서 일감도 크게 줄었다. 지금은 사인 자수와 수선 자수로 영역을 넓혀 다시 손님들을 만나고 있다는데, 늦은 밤까지 재봉틀 앞을 지키며 작업을 이어가는 김재경 씨. 일감은 달라졌어도 장인의 손끝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신도시로 상권이 이동하면서 빈 점포가 늘어난 충장로 4·5가를 살리기 위해 동구청과 상인들이 나섰다. '빈집 청년 창업 채움 프로젝트'를 통해 빈 점포를 청년 창업자들에게 내어주고 임차료 등을 지원한다. 어린 시절부터 충장로에서 자신의 가게를 열기를 꿈꿔온 청년들이 설레는 첫발을 내딛고 있다.

충장로 4·5가는 오늘의 시간을 이어 내일의 오랜 가게를 만들어 가고 있다. ‘오랜 가게, 오래가게 -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충장로 4·5가 72시간’은 오는 7월 6일 월요일 저녁 8시 30분 KBS 2TV에서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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