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국 인구 소멸지역 89곳, 이 중 강원도가 12곳이다.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커졌던 도시는 사람들이 빠져나가면서 멈추고 있다. 한때 청년들로 북적였던 청년몰들은 굳게 문을 닫았고, 상권이 변한 원도심의 거리 역시 침체를 호소하고 있다.
들녘에서 일할 사람이 없는 농촌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지역마다 빈집은 늘어가고, 그 빈집은 흉물스럽게 남아 다시 사람들이 돌아오는 장애가 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으로 발길을 돌리는 청년들이 있다. 빈집을 새로운 트렌드에 맞게 개조해 지역의 중심으로 만들고, 대학생의 시각에서 지역의 침체된 상권을 바라보는 움직임도 있다. 이들의 시각에 비친 지역의 현실을 조명하고, 지역에 다시 사람들이 돌아오게 하기 위한 조건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KBS 다큐멘터리 ‘지역의 조건’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가 되는 지역 소멸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지역 소멸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는지 현실감 있게 다뤄보고자 제작된 프로그램이다.
1967년 육림극장이 개장하면서 이름을 얻게 된 춘천 육림고개. 이후 시장과 결합해 8, 90년대 춘천 중심부의 대표적인 상권이 됐다. 하지만 2006년 육림극장이 폐쇄되면서 잠시 침체의 길을 걷던 육림고개는 2010년 뉴트로 열풍과 함께 새로운 변신에 성공한다. 바로 청년몰이다. 하지만 영광은 5년을 넘지 못했다.
청년몰 지원 사업이 종료되고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상권은 급격히 추락했다. 현재는 상점의 절반이 문을 닫은 상태다. 이 육림고개를 다시 찾은 청년 사업가가 있다. 5년 전 선진지 견학으로 육림고개를 찾아왔던 박유진 전국청년상인네트워크 대표다.
박유진 대표의 눈에 비친 육림고개의 현주소와 과거 성공모델이었던 이곳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조건을 알아본다. 그리고 생존을 위해 새로운 스토리를 써 내려가는 육림고개의 생생한 스토리 전달한다.
2015년 한 남매가 속초 동명동의 낡은 여인숙이 있는 골목을 찾았다. 당시 20대였던 이상혁, 이승아 남매다. 이들은 지역의 특색을 살린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해보고자 전국 곳곳을 다니며 조사하던 중이었다. 그때 눈에 띄었던 것이 속초 동명동의 소호거리였다.
이후 남매는 시외버스터미널 뒤의 옛날 집의 아웃테리어를 그대로 살려 골목을 새롭게 꾸몄다. 그리고 11년 후, 속초 동명동 소호거리의 중심이 된 두 사람. 남매의 꿈터는 연간 1만여 명이 찾는 숙박, 다중이용시설로 발전됐다. 그리고 이들이 잊지 않은 한 가지는, 바로 자신들이 찾고자 했던 지역의 특색이 바로 주민들과 연관돼 있다는 것이다.
지역 어르신들과 어울리며 책을 만들고, 자신과 같이 지역에서 청년 사업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는 남매. 이들이 청년 사업가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몰려들어 판자촌을 이룬 부산 초량동. 부산을 대표하는 낡고 오래된 산동네이기도 했다. 이곳을 부산시는 2010년대 초반에 부산형 도시재생 사업으로 개발을 시작했다. 이른바 ‘산복도로 르네상스’다.
하지만 사업은 와해되고 실패의 길을 걸었다. 이후 2019년 이곳을 새롭게 디자인한 사람은 ‘공공플랜’ 이유한 대표다. 그는 빈집을 연결해 청년들이 사업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인큐베이터를 만들고, 그 효과가 이바구마을을 넘어 부산시 전역으로 확대되도록 하고 있다. 이바구마을을 새롭게 디자인한 지 7년 만에 성공한 청년몰의 상징이 된 부산 이바구마을의 성공 전략을 철저히 분석한다.
인구 소멸 지역인 강원도 양구. 그 중 한 마을인 팔랑리 약수산채마을에 6가구의 도시인들이 찾아왔다. 이들은 4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마을에서 살면서 농사법 등을 배우며 농촌을 체험한다. 바로 귀농·귀촌을 꿈꾸는 이들이다.
정년을 앞두고 명예퇴직을 한 이부터 2, 30대의 청년까지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농촌의 삶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 도시인들에게 낯선 농촌의 생활 문화도 있고, 기대 이상의 즐거움도 있다. 이들이 직접 체험한 우리 농촌의 현실과 성공적인 귀농·귀촌을 위한 조건을 알아본다.
춘천시 후평동 은하수거리.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끼고 있는 춘천의 대표적인 상업지구였지만 도심 팽창과 함께 상권이 이동하면서 침체의 길을 걷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 한림대학교 학생들이 찾았다.
이들은 3개월간 고깃집, 미용실 등을 직접 방문하고 체험 조사하면서 젊은이들의 시각으로 이곳을 젊은이들이 외면하는 이유를 찾고자 했다. 총 6팀이 시작한 프로젝트는, 대학생의 시각으로 지역 상권이 젊은 세대를 끌기 위한 해법을 고심했다. 상인들 앞에서 발표를 마친 학생들에게 박수와 고마움의 인사가 오간 현장을 찾아간다.
이번 다큐멘터리에 함께 한 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은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새로운 인구 정책은 거주지 중심이 아닌 생활 인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박유진 전국청년상인네트워크 대표는 “지역만의 스토리를 찾는 것이 지역 상권 회복의 시작”임을 지적하며 “이번 다큐멘터리는 지역 소멸과 청년 사업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다룬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지역의 조건’은 8월 22일 토요일 낮 1시 5분 KBS 1TV(전국권)에서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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