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은 한글 덕분에 문맹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다. 그러나 오늘날 마주한 새로운 형태의 문맹은 더욱 교묘하고 위험하다. 글자는 읽을 수 있지만 의미는 이해하지 못하는 ‘기능적 문맹’, 디지털 기기는 능숙하게 다루지만 정보의 진위를 판단하지 못하는 ‘디지털 문맹’이 대표적이다.
인공지능이 일상화된 시대, 단순한 정보 습득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다. 그러나 이런 능력의 바탕에는 깊이 있는 문해력이 자리한다. 지금 우리에게 어떤 문해력이 필요한지, 어떻게 키워갈 수 있을지 함께 살펴본다.
2021년 OECD가 발간한 디지털 관련 문해력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한국 학생들의 사실과 의견을 구별하는 능력은 25.6%로 최하위이다. 디지털 문해력은 단순한 어휘력 부족이나 문장 해석 능력을 따지는 것이 아닌, 정보 판별 능력과 비판적 읽기가 가능한지를 평가한다. 이 보고서 실험에서는 학생들에게 유명 이동통신사 명의를 사칭해서 메일을 보내고, 이용자 정보를 입력하면 무료로 스마트폰을 제공하겠다고 하자, 실제로 많은 한국 학생들이 이 피싱 메일에 답을 보냈다. 즉, 학생들은 피싱 메일 내용의 진위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신종호 교수는 정보를 판별하는 능력이 떨어져 정보를 잘못 판단하면 단순히 오해나 착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허위 정보 확산에 가담하게 되는 것은 물론, 스스로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방송에서는 “문해력의 부재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삶의 기회를 제약하는 요소”라며 “앞으로의 사회는 문해력이 곧 생존력이고 경쟁력인 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책 읽기는 여전히 문해력 향상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며, 그중에서도 종이책을 읽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신종호 교수는 “21세기 문해력은 스스로 이해하고, 판단하고, 활용하는 능력이다. 저녁 식사 후 가족 모두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책을 읽는 시간, 주말에 함께 서점이나 도서관을 찾는 습관 등 작은 실천이 문해력 회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전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제241회 ‘AI 시대 생존 키트, 왜 문해력인가’ 방송은 2025년 7월 27일(일) 저녁 7시 10분, KBS 1TV에서 방송되며, 이후 KBS 홈페이지(www.kbs.co.kr), Wavve, 유튜브(KBS 교양, KBS 다큐) 채널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