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앨범 산> 푸른 여름의 선물 - 영남알프스 가지산

  • 2025.09.26 16:34
  • 2시간전
  • KBS

전체 면적이 약 255㎢에 달하며 아홉 개의 산이 능선으로 이어져 하나의 거대한 산악 관광지를 이루고 있는 영남알프스. 그 중심에는 영남알프스의 최고봉, 해발 1,241m의 가지산이 자리해 주변 봉우리들을 거느리고 있다. 1979년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가지산은 사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주며 산행객들의 발길을 이끌어왔다. 맑은 물줄기와 푸른 숲이 이어지고 가파른 길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가지산으로 배우 이수련, 아마추어 산악자전거 선수 데릭 란 씨가 여정을 이어간다.

산행은 방앗간에서 쓰던 절구의 일종인 호박을 닮아 이름 붙은 호박소를 들머리로 한다. 절벽 사이로 떨어지는 물줄기는 맑은 소를 이루며 옥빛으로 반짝이고 쏟아지는 폭포 소리는 깊은 계곡에 시원함을 더한다. 물길을 거슬러 쇠점골 계곡을 따라가면 짙은 숲은 계곡을 감싸 그늘을 드리우고, 바람은 나뭇잎을 흔들며 산행의 피로를 덜어준다. 자연을 사랑했던 환경운동가 존 뮤어는 ‘산이 나를 부른다. 나는 가야 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의 말처럼 일행은 자신을 부르는 산으로 본격적으로 오른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 잠시 숨을 고르면 겹겹이 포개진 산그리메가 눈에 들어온다. 회색에서 짙은 남색으로 번져가는 능선은 한 폭의 수묵화를 닮았다. 아래로는 천년고찰 석남사가 자리하고 숲가에는 상수리나무와 물봉선이 어우러져 계절의 빛을 더한다. 길은 다시 가팔라지고 나무 사이로 시야가 열리자 가지산 정상과 쌀바위가 모습을 드러낸다. 전설에 따르면 옛날 한 스님이 바위에서 흘러나온 쌀로 끼니를 이어갔으나 욕심을 내어 바위틈을 크게 넓히자 더 이상 쌀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 뒤로 이 바위는 쌀바위라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길은 바위가 이어지는 구간으로 접어들며 한층 험해진다. 숲이 우거진 길을 지나 해발 1,167m의 중봉에 서자 능선은 사방으로 길게 뻗어 장대한 산세를 그린다. 점차 거칠어지는 너덜길을 한참 오르다 보면 시야가 트이고 차갑게 스치는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마치 계단처럼 놓인 바위를 오르고 또 오르자 마침내 정상석이 눈앞에 나타난다. 이내 영남알프스의 최고봉, 가지산 정상에 도착한다. 멀리 간월산과 신불산이 희미한 그림자처럼 걸려 있는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거친 바위 능선이 길게 굽이치고, 그 너머로 끝없이 겹친 산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푸른 숲에 뒤덮인 계곡과 멀리 산기슭에 자리한 마을까지 한 아름 품고 있는 영남알프스의 장대한 풍경이 눈앞에 드러난다. 다시 떠나오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일상으로 내려선다. 천년고찰 석남사에 고요히 울려 퍼지는 목탁 소리를 들으며 여정은 차분히 마무리된다. 여름이 남긴 선물 같은 풍경, 영남알프스 가지산을 과 함께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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