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창> '가상국가의 왕이 되다'

  • 2026.04.21 10:07
  • 2시간전
  • KBS

음성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에서는 누구나 서버를 만들고, 질서를 세우고, 계급을 나눌 수 있다. 그런데 일부 10대들이 디스코드에서 건설한 '가상국가'는 단순한 채팅방이 아니었다. 가상국가의 왕과 고위직들은 대통령과 장관, 군대 같은 권력 구조를 만들고 현실의 타인을 공격하는 단계로까지 나아갔다.

은 디스코드 안의 폐쇄적인 권력 구조가 어떻게 허위 테러 신고, 신상 유포 등으로 이어졌는지 추적했다.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 아침부터 경찰과 소방이 대거 출동했다. 학교를 폭파하겠다는 글이 119안전신고센터에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실제 테러가 아닌, 허위 신고를 통해 공권력을 출동시키는, 이른바 '스와팅' 범죄였다.

디스코드의 '가상국가' 서버에서 활동하는 일부 10대들은 역할을 나누고, VPN 등을 이용해 추적을 피하며 학교뿐 아니라 대통령, 대기업, 주요 시설까지 협박 대상으로 삼았다.

'가상국가'의 세계는 현실과 닮아 있었다. 서버장은 왕처럼 군림했고, 그 아래엔 대통령, 장관, 상원의원 같은 직급이 부여됐다. 더 많은 인원, 더 높은 활동량, 더 강한 영향력을 가진 이들이 권력을 가졌다. 그 권력은 서버 밖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한 서버의 주요 고위직들은 서버원의 탈퇴를 막기 위해 서버원의 학교 안까지 들어오고, 집 근처까지 찾아오기도 했다. 또 다른 서버에서는 '박제방'도 운영됐다. 서버장과 갈등을 빚거나 탈퇴한 사람의 사진, 학교, 연락처, 주소 등을 온라인에 올려두고, 허위 사실을 덧씌워 유포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학교생활과 일상이 망가졌다.

가상국가에선 이런 행위가 놀이나 존재의 증명처럼 여겨졌다. 가상국가의 왕들과 권력자들 사이에는 VPN과 익명 이메일을 이용하면 처벌도 피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도 깔려 있었다. 전문가들은 공권력 낭비와 사회적 피해에 비해 처벌이 약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온라인 권력 구조가 어떻게 현실의 제도와 사람들을 공격하는지, 10대들은 왜 그 세계의 왕이 되려 했는지 이 심층취재했다. 

‘가상국가의 왕이 되다’는 4월 21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 출처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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