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전세 멸종 시대-벼랑 끝의 2030’

  • 2026.08.24 13:00
  • 1시간전
  • MBC
[PD수첩] ‘전세 멸종 시대-벼랑 끝의 2030’

2026년 7월, 서울 아파트의 전세 평균 가격은 7억 원을 돌파했고, 월세는 사상 처음으로 평균 162만 원을 기록했다. 전세, 월세와 매매 가격이 함께 치솟는 이른바 ‘트리플 강세’가 이어지면서 무주택 청년들의 주거 불안도 커지고 있다. 특히 지금 청년들의 주거 현실에서 가장 크게 달라지고 있는 것은 ‘전세’?다.

한때 월세보다 저렴한 주거비로 내 집 마련을 준비할 수 있게 해주던 전세 제도. 하지만 전세사기 사태를 거치며 빌라 전세에 대한 불안은 커졌고, 갭투자와 투기를 막기 위한 전세대출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매년 ‘청년 주거’라는 이름의 정책과 논쟁은 쏟아지고 있지만, 전세가 줄어드는 지금 2030 청년들의 주거 사다리는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 4월 21일 기준 1만 5,105건으로 최근 3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월세 역시 지난해 6월 이후 꾸준히 상승해 올해 7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 매물은 줄고 월세 부담이 커지는 상황. “PD수첩”이 만난 청년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보금자리를 찾아 나서고 있었다.

올해 12월 결혼을 앞둔 엄다인 씨도 주거 문제로 불안한 청년 중 한 명이다. 아파트 매매와 전세를 고민하다 임장에 나선 날, 매물을 살펴보기 위해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직전에 집을 본 사람이 딱하나 남은 전세 매물을 계약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전세 매물이 귀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바로 눈앞에서 사라지자 기회를 놓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는 다인 씨. 전세도, 매매도 서두르지 않으면 모두 놓치는 시대. 내 집 마련을 향한 청년들의 사투를 밀착 취재했다.

아파트가 아닌 빌라로 눈을 돌려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몇 년 전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빌라 전세사기’는 청년들의 전세에 대한 불안을 더욱 키웠다.

30대 예비 신랑 정민채 씨는 각각 1억 6,300만 원, 2억 5천만 원의 보증금을 걸고 계약한 빌라에서 두 차례 전세사기를 당했다. 임대인은 보증보험 관련 공문서를 위조해 정민채 씨를 포함한 약 160명의 세입자를 속였다. 평생 모은 돈을 모두 잃은 그는 어떤 미래를 그려야 할지조차 불투명해졌다.

경기도 구리시의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30대 강지한(가명) 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계속 오르는 전월세에 매매를 서둘렀지만, 예상했던 대출이 갑자기 막혀 버렸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한도 소진으로 소득 규모와 관계없이 대출액이 줄어든 것이다. 잔금일까지 나머지 돈을 마련하지 못하면 이미 지급한 계약금까지 날릴 처지인 것이다.

사라진 전세 매물과 치솟는 월세, 집값까지 오르면서 이제 청년들은 ‘영끌’을 넘어 ‘생존 매수’를 말하고 있는데... “PD수첩”은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한 아파트를 선정해 3,830건의 등기부등본을 전수 조사했다. 문서에는 2030 청년들이 집을 사기 위해 감당해야 했던 대출과 자금 조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수천 개의 등기부등본 속 ‘생존 매수’의 실태를 공개한다.

치솟는 집값과 투기를 막기 위해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규제가 거듭될수록 정작 집을 갖지 못한 2030 청년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급기야 한 국회의원이 청년 주거 대책으로 폐버스를 활용하자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등 다시 청년 주거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역대 모든 정부가 청년을 위한 정책을 내놓았음에도, 청년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점점 더 팍팍해지고 있다. 청년들은 여전히 반신반의한다. 이번에는 정말 달라질 수 있을까.

2030 청년들의 주거 현실을 들여다본 “PD수첩” ‘전세 멸종 시대-벼랑 끝의 2030’ 편은 8월 25일 밤 10시 20분에 방송된다.

  • 출처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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