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넘어섰다. 그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었다. AI 열풍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졌고, 메모리 반도체를 대표하는 두 기업의 주가가 코스피 상승을 이끌며 이른바 ‘반도체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이에 힘입어 2026년 6월 29일 정부가 발표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에서는 서남권에 약 800조 원의 대규모 반도체 팹을 건설하고 용인 클러스터 계획을 최대 12년 단축하는 등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으며 반도체 물량 공급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7월 반도체 대표주 주가가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시장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반도체 전쟁에 뛰어든 지금, 우리의 반도체 돈벼락은 계속될 수 있을지 살펴본다.
295회 연사인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신창환 교수는, 반도체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의 기술 및 경영 자문·이사회 활동을 수행해 온 반도체 공학자이다. 신 교수와 함께 대한민국 반도체의 명과 암을 들여다보고 위태로운 세계 반도체 시장을 전망한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응해 한국도 대규모 팹과 AI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전 세계적인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공급 과잉과 다운사이클 가능성은 과제로 꼽힌다. 반면 AI 기술의 효율화가 오히려 AI 활용과 반도체 수요를 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한국 반도체 산업은 기회와 위험이 공존하는 새로운 투자 국면을 맞고 있다.
신 교수는 “AI 수요의 장기적인 성장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반도체 산업이 마냥 낙관적인 전망만 이어가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반도체 업황과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현재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며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향후 빅테크의 투자 방향에 따라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이 현재의 주도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 교수는 반도체 시장 속 중국의 추격도 거세지고 있다며,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 맞선 중국은 반도체 자립에 속도를 내며 자체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한다. 중국은 최근 상대적으로 낮은 사양의 DUV 노광장비 기술을 확보하고, 올해 안에 주요 반도체 기업에 공급할 계획을 밝히는 등 생산 기반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창신메모리(CXMT) 등 현지 기업의 성장세까지 더해지면서 글로벌 메모리 시장 속 중국의 추격은 결코 만만치 않음을 시사한다.
반도체 돈벼락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10년 뒤 어떤 기술이 시장의 판도를 바꿀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기회는 준비된 곳에 찾아온다는 점이다. 이에 신 교수는 “천둥이 치고 난 뒤 피뢰침을 세울 수 없듯,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는 지금이야말로 기술과 인재, 탄탄한 산업 생태계라는 ‘접지’를 갖춰야 할 때”라고 제언한다. 한국 반도체가 다음 10년의 기회를 잡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KBS 1TV 제295회 ‘반도체 돈벼락은 계속될까?’ 편은 2026년 9월 6일(일) 저녁 7시 10분 방송되며, 방송 이후에는 KBS 홈페이지(www.kbs.co.kr), Wavve, 유튜브 ‘KBS 교양’, ‘KBS 다큐’ 채널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