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을 치르는 2027학년도 대학 입시에 뛰어드는 N수생이 역대 가장 큰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다시 입시에 도전하는 ‘N수’는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재필삼선(재수는 필수, 삼수는 선택)’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N수는 흔한 일이 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새로운 입시 전략으로 고등학교 ‘자퇴’를 선택하는 학생들도 늘었다. 2025년 학업을 중단한 고등학생은 1만 8천 명을 넘어섰고, 특히 고등학교 1학년 자퇴생만 1만 명이 넘었다. 9월 4일 방송되는 ‘N수 사회’ 2부작 - 1부 대입 N수, 입시에 갇힌 아이들 편에서는 입시를 둘러싼 자퇴와 재입학, 반복되는 수능 도전의 현장을 취재했다. 은 반복되는 입시 도전 속에서 아이들의 시간이 어떻게 유예되고, 지연되고 있는지 들여다본다.
18살 준성이는 고등학교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자퇴했다. 준성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한 2025년, 내신 평가 체계는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었다.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학생의 비율은 늘었지만, 준성이는 “오히려 작은 실수 하나로 성적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을 느꼈다”고 말했다.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던 그는 한 과목에서 2등급을 받았다. 이대로는 의대에 진학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수능 준비를 시작했다.
내신 5등급제 시행 이후 학생과 학부모들은 교과 성적뿐 아니라 교내 활동과 학교생활기록부 관리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고 호소한다. 제작진이 만난 소라는 고등학교를 자퇴한 뒤 1학년으로 재입학해 내신을 다시 받는 소위 ‘내신 리셋’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보다 유리한 내신 점수를 받기 위해 고등학교 1년을 다시 다녔다는 것이다. 이처럼 성적을 올릴 수 없다면 차라리 성적을 지우고 다시 시작하는 아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올해 치러지는 2027학년도 수능에는 23년 만에 역대 최다 N수생이 응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작진은 고교 자퇴생뿐 아니라, 휴학생, 반수생, 심지어 군수생(군인)까지 N수를 준비하는 현장을 취재했다. 이들은 모두 상위권 대학 진학을 목표로 ‘다시’ 입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N수생을 위한 사교육 시장도 꾸준히 성장했다. 학원들은 유명 강사진과 자체 제작 콘텐츠, 학습 관리 프로그램 등을 홍보하며 수험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고등학교를 빌려 실제 수능과 유사한 환경에서 시험을 치르는 모의고사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한 수험생은 N수생 학원의 성공 사례가 만들어지는 방식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원이 이미 성적이 높은 학생들에게 장학 혜택을 제공하고, 이들의 대학 합격 결과를 홍보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수험생 역시 수의대에 진학한 뒤 장학 혜택을 받으며 다시 의대 입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학원의 마케팅이 N수생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N수생이 쓰는 사교육비는 연간 3조 원. N수생을 위한 학원 또한 세분화되고 고급화되는 추세다. 취재에 따르면 재수종합학원 비용은 월평균 약 200만 원 이상이다. 여기에 학원별 교재비와 매달 새로 나오는 문제집 비용이 더해진다.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이라면 주거비도 감당해야 한다. 대치동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가구와 학습 공간을 갖춘 방은 월 200만 원 안팎이고 옵션이 없거나 면적이 좁은 방도 월 150만 원가량이다.
교육부가 17개 일반대학 신입생 중 N수 경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N수를 거쳐 입학한 학생 4명 중 1명은 월 가구소득 800만 원 이상인 가정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사교육 경험률은 85.5%로 전체 조사 대상 평균 76.4%보다 높았다. 부모의 경제력이 N수생의 승패에 결정적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수도권으로 갈수록 대학에 합격하고도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다시 입시에 도전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한 번 더 도전할 기회가 부모의 경제력과 결합하면서 입시 격차를 더욱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수진 씨는 3년 전 고등학교를 자퇴한 뒤 올해 두 번째 수능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대학 입시를 위해 고교 생활의 추억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목표한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는 불안이 청소년과 청년들을 학교 밖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대학 합격을 위해 고등학교를 자퇴하는 아이들. 대학에 입학하고도 다시 입시에 도전하는 아이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반복적인 입시 도전이 아이들의 성장과 교육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을 던졌다. 우리는 이 경쟁을 언제까지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할까. 1471회 ‘N수 사회' 2부작 - 1부 대입 N수, 입시에 갇힌 아이들 편은 9월 4일 금요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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